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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3월31일] 일본 ASAHI 신문 - `교육 2014, 학력은 변하는가 : 해외 대학, 세계와 마주치다`

  • 출처 : 일본 ASAHI신문바로가기
  • 등록일 : 2014.04.30
  • 게시자 : 관리자
  • 원본 URL : https://www.kedi.re.kr/khome/main/journal/listEDJournalForm.do 일본 ASAHI신문바로가기

[2014年3月31日05時34分]

‘피라미드의 정점’ 갈림길의 도쿄대, 늦은 국제화

미쯔하시 아사코(편집위원), 우지오카 유미, 아사쿠라 타쿠야, 테라니시 카즈오

    대학 신규 졸업자가 채용 설명회에 참가 했을 때, 기업이 대학 간의 격차를 매기는 ‘학력 필터’가 있다. 도쿄대는 그 중 최상이지만, 연구 및 교육 부문의 국제적 기준에서 보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영국의 교육전문지 ‘타임즈 고등교육(THE)’이 인용된 논문수 및 교원 1인당 학생 수 등의 지표를 기준으로 매년 발표하는 ‘세계대학랭킹’을 보면, 상위 10위권은 하버드 대학 등의 영·미권 대학이 독점하고 있다. 도쿄대의 경우 연속해서 아시아 최고 순위인 23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싱가포르 국립대 26위, 홍콩대 43위, 서울대 44위, 북경대 45위 등 아시아권 대학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교토대는 순위가 올라 52위에 기록되었지만, 금년에 와세다 대학, 게이오 대학은 400위권 밖이었다.
    이에 대해 도쿄대의 하마다 준이치(浜田純一) 총장은 “랭킹을 작성할 때 지표 선정과 가중치 부여에 신중해야 하지만, 지금의 지표대로라면 (도쿄대는) 현재의 순위일 수밖에 없다”며, “국제화가 늦은 것은 사실이고, 아시아에서 1위라고는 해도 (아시아) 각국의 대학이 바싹 ?아오고 있다는 위기감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총장은 “도쿄대 학생의 능력은, 입학 당시로 따지자면 미국 하버드대나 매사추세츠공과대와 비교했을 때 손색이 없지만, 졸업 때가 되면 역량에 차이가 난다고 들었다”면서, 도쿄대의 교육개혁은 이러한 현상의 원인을 생각하던 도중 탄생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도쿄대의 교육개혁은 신입생이 1년 간 휴학하고 자발적인 활동을 하는 ‘Fly Program’이나 학생들의 유학을 지원해 주는 4학기 제도 등을 포함하고 있으며, 가을 입학은 시행 전에 ‘단계를 밟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마다 총장은 이에 대해 “국제사회에서는 스스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가 평가 기준이 된다”고 했다.
    1965년 졸업한 동문으로 전 검찰총장을 지낸 마츠오 쿠니히로(松尾邦弘) 변호사는 관료에 대하여 “대체적으로 도쿄대 졸업생은 논리적이고 문서처리능력이 뛰어나지만, 시대가 필요로 하는 교섭력과 돌파력, 국제성이 반드시 높지는 않다”라고 인정한다. ‘국제OO’라고 강의 명을 붙이면 학생들이 꺼린다고 하소연하는 교원도 있다. 도쿄대의 합격자 수가 공립학교에서 항상 상위권인 아이치(愛知?) 현립 오카자키(岡崎高校) 고등학교(岡崎市 소재)에서 13년간 진로지도를 담당하고 있는 카토타카아키(加藤高明)(52) 교사는 “공무원 때리기 풍조도 있고, 도쿄대에 진학하면 행복해 질 수 있다는 환상은 이미 무너지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슨다이 예비학교(駿台予備?校) 동일본 교육사업 추진부의 이시하라 켄이치 (石原賢一) 센터장은 “위기감을 안고 입시과목을 재검토한 교토대 지망자는 10년 단위로 보면 증가 추세다. 더욱이 도쿄대는 지방대학의 의학부에도 학생들을 빼앗기고 있다. 이는 사회적 지위와 안정적인 취업을 생각해서 (도쿄대 이외의 진학을) 학부모가 바라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한다.”라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카와이학원(河合塾) 교육정보부의 콘도오사무(近藤治) 부장은 해외대학교에의 진학에도 주목 하여 “고교생의 진로가 다양화되어, ‘도쿄대는 일본 내 최고니까 무조건 그곳으로 간다’는 기존 인식이 퇴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도쿄대 출신자가 상당부분 점유하고 있는 국가공무원 지망자 수는 감소 추세에 있다. 인사원(人事院: 일본 공무원의 인사 관리를 맡은 관청)에 의하면 ‘커리어’로 불리는 간부 후보의 구1종 시험 신청자 수는 平成(1989년 1월 시작된 일본 연호) 이래로 1996년도의 45,254명을 기준으로 2011년도까지 6년 동안 2만 명대로 떨어졌다. 이에 대한 배경으로는 90년대 후반 대장성(大?省: 한국의 기획재정부에 해당)의 접대부정사건 등 불상사가 잇따라 커리어 관료에 대한 비판이 거세진 점을 들 수 있다. 인사원이 신규 채용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2009~2012년도 채용자의 약 20퍼센트가 공무원 비판 현상이 끼친 영향에 대해 ‘약간 망설이게 된 하나의 원인’ 혹은 ‘상당히 망설였다’고 대답하였다. 경제활동이 점점 글로벌화하는 시점이니만큼 대학 간판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인 방법으로 학생의 능력을 판단하는 기업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학력 피라미드의 정점에 있는 도쿄대도 변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교육 2014 학력은 변하는가) 해외 대학, 세계와 마주치다

[2014年3月31日05時00分]
(1면에서 계속)


■ 하버드, 농밀한 매력
    세계 속에서 골라 뽑은 학생이 모이는 미국의 하버드대학. 약 6,700명의 학부생 중 일본의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은 현재 10명 정도로 여겨진다. 카와사키시(川崎市)의 센조쿠가쿠엔고교(洗足?園高校) 출신인 스도요코(周藤洋子)(19)씨는 작년 가을 하버드대학에 입학했다. 도쿄대에도 그해 봄 합격하여 여름까지 다녔지만 현재는 휴학 중이다.
    그녀는 초등학교 시절의 대부분을 미국에서 보냈다. 일본 대학에 진학해 그곳에서도 친구를 만들고 싶었지만, 도쿄대와 비교했을 때 대학이 비용을 부담하는 해외에서의 연구 프로그램이 충실한 점이 하버드대의 매력으로 비쳤다. 또 재학생으로부터 학교 생활에 대해 듣고 교수와 학생의 관계가 친밀한 점도 끌렸다. “일본 기업에의 취직은 별로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점도 그녀가 도쿄대에 구애받지 않는 하나의 이유다. 도쿄대에 적은 두고 있지만 돌아갈 계획은 없다는 것이다.
미국 대학은 수업료가 비싼 것으로 유명한데, 하버드대학의 경우 연간 약 350만 엔(1달러 = 100엔 환산 시)이 필요하다. 그러나 외국인 학생이라도 연 가구 수입이 약 650만 엔 미만이라면 무상, 약 1,500만 엔까지는 수입에 따라 감액된다. 
    그러나 학교생활은 경쟁의 연속이다. 인기 있는 수업은 선발제로 진행하고, 수업에서 적극적으로 발표하거나, 연구실에 근무하는 교원에게 어필하지 못하면 좋은 성적은 받지 못한다. 그녀는 수업 이외에도 매일 5~6시간을 공부한다며 “도쿄대와 하버드대의 입학시험을 동시에 준비하고 있었던 때보다 바쁘다.” 고 말했다. 그렇기는 해도 “자고 있는 시간 외의 모든 시간을 충실히 보내고 있다.” 며, 인기 있는 치어리더부에도 높은 경쟁률을 뚫고 들어갔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일본의 유명 대학을 저버리고 해외의 대학을 지망하는 고등학생 수는 점차 늘어나고 있다. 베네세 코퍼레이션(ベネッセコ?ポレ?ション)은 2008년 해외의 상위 대학을 목표로 하는 중고생을 대상으로 ‘루트 H’라는 학원을 개설했는데, 2012년도에 10명, 2013년도에도 8명을 영·미권 대학에 합격시켰다. 해당 회사에 따르면, 학원에 재학하는 학생을 포함해 하버드 대학을 지망하는 일본 고등학생 수는 최근 2년 간 꾸준히 증가했다. 유명 대학 진학으로 유명한 시부야교육학원 시부야중·고교(?谷?育?園?谷中?高校)의 타카기와 토코(高際伊都子) 부교장도 “해외 진학 학생은 아직 소수파이지만, (해외진학 자체는) 선택지로써 가능한 분위기가 되었다”라고 말한다. 타카기와씨 등 여러 사립고교 교원들은 3월 중순, 켈리포니아 주 대학을 방문했는데, 일본인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유학을 지원하는 ‘Grew Bancroft 기금’이 주최한 시찰이었다. 수업의 진행 방식과 입시 제도를 배우는 가운데 카이세이(開成) 중·고교(東京都 소재) 교원도 참여했다.
    카이세이(開成)에는 2011년 하버드대와 도쿄대의 교수였던 야나기사와(柳?幸雄)씨가 교장으로 취임했고, 작년에는 해외 대학에 관심을 가진 학생들과 학부모 약 700명이 모인 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해외 대학에는, 업무상 국제화의 필요성을 실감하고 있는 학부모들이 보다 뜨거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라고 야나기 교장은 말했다. 


■ 다문화로 움직이는 역량 교육
    싱가포르 국립대학이 특별히 평가되고 있는 부분은 유학생 수와 같은 국제화이다. 동 대학에 의하면 4천명 이상의 학생이 해외 프로그램을 통해 공부하고 있으며, 그 중에는 1,800명의 교환학생도 있다. 이에 비해 도쿄대에서 공부를 하기 위해 온 유학생 수는 238명에 불과하다. 도쿄대 내에서도 휴학한 후 해외에서 공부하는 학생이 91명정도나 된다. 
    싱가포르 국립대학에는 고등학교로 진학할 시점에 주변 나라에서 싱가포르 고등학교로 진학, 후에 대학 신입생으로 입학하는 학생의 비율도 꽤 많다. 유학생과는 조금 다른 개념이지만 그 비중은 매년 약 20퍼센트를 차지한다. 교환유학의 상대는 약 40개국 300여 개 대학 정도. 탄 춰 취엔(Tan Chorh Chuan) 총장은 이에 대해 “전체의 70퍼센트에 가까운 학생들이 해외 프로그램을 통해 공부한다”며 “싱가포르 경제에서는 무역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다양한 문화 속에서 움직이는 힘, 글로벌 사회의 중심에서 아시아를 이해하는 힘을 가진 인재야말로 장래 국가와 기업에 공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녹음이 풍부한 캠퍼스, 드높이 치솟은 고층 빌딩은 ‘유 타운’이라고 불리는 싱가포르 대학의 기숙사다. 이곳에서는 유학생을 포함해 4천명이 생활하고 있으며, PC실 등에서는 세계 각국의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그룹스터디에 열중하기도 한다. 체육관이나 수영장 등의 체력단련시설도 갖추고 있고, 식당의 메뉴도 말레이시아 요리, 중식, 일식, 양식 등 다양하다. 말레이시아인으로 비즈니스를 공부하는 1학년 가이트 탄(22)씨는 숙부가 일본인이다. 싱가포르대와 홍콩대 중 어느 쪽으로 갈지 고민하던 끝에 자택에서 가까운 싱가포르 국립대를 선택했다. 그는 이어 “기숙사도 매력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도쿄대는 좋은 대학이라고 생각하지만 언어장벽이 있어 전혀 고려대상이 아니었다. 앞으로 국제적인 투자가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다만 걱정되는 것은 미국 등의 해외 일류대학에 우수한 고등학생이 유출되는 일. 이에 대비해 싱가포르 국립대학은 2013년 봄에 미국 예일대와 제휴한 리버럴 아트(교양 과목)로 신학부를 개설해 인재유출 방지에 힘쓰기도 했다. 그리고 새롭게 신설한 이 학부는 갑자기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늘어나는 등 인기가 좋아져, 동 학부생만이 사용 가능하도록 한 기숙사도 건설 중에 있다. 


■ 서울대, ‘한 번은 유학’
    서울대는 올해 1월 국제화 향상을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입학 시즌이 3월인 서울대는 도쿄대와 마찬가지로, 9~10월에 입학하는 미국·유럽 대학과 학기가 달라 고민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서울대에서는 그 즈음 외국으로 떠나는 인재들을 지속적으로 유치하기 위한 계획을 세웠는데, 미국·유럽과 겹치는 여름방학 기간을 활용하여 해외 대학과의 제휴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것이 그 계획의 핵심이다.
    우선 2012년부터 서울대는 재학생을 약 1개월간 베이징 사범대와 도쿄대 등 해외 대학 및 연구기관에 보내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으며, 올해에는 러시아, 내년에는 싱가포르, 그리고 2016년 이후에는 프랑스와 두바이까지 제휴 대상을 늘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렇게 재학 중 반드시 한 번은 해외 하계 코스를 수강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진행 중에 있다.
    서울대 국제협력본부의 정종호 본부장(49)은 “국제화는 교육과 연구의 수준을 향상시키는 수단이다. 이를 진전시키면 자연스럽게 세계 상위권 대학으로 이름을 올리게 될 것이다”라고 했다. 또한 서울대는 미국·유럽의 학생을 동아시아로 유치하기 위해 향후 도쿄대와 공동 하계 과정 설립을 제안 중에 있다. 이에 대해 서울대 교육학부 교수이며 한국교육개발원 원장이기도 한 백순근 원장(52)은 “도쿄대는 경쟁자라기보다 동아시아의 같은 대학으로써, 서울대와 함께 지역의 고등교육 수준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서울 = 테라니시 카즈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