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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 교육이야기

[토론회 & 간담회/08월 12일] KEDI 원장·연구진의 교육현장 토론회 & 간담회 (부산지역)

  • 출처 : 한국교육신문 08월12일제2589호바로가기
  • 등록일 : 2013.08.12
  • 게시자 : 관리자
  • 원본 URL : https://www.kedi.re.kr/khome/main/journal/listEDJournalForm.do 한국교육신문 08월12일제2589호바로가기

KEDI-한국교육신문 공동기획 ‘연구학교를 가다’<3>

이제 곧 2학기가 시작되면 자유학기제 연구학교 운영이 시작된다. 한국교육개발원(원장 백순근)과 한국교육신문은 ‘연구학교를 가다’ 공동기획 세 번째 사례로 자유학기제 준비를 충실하게 한 모범 사례로 알려진 부산중앙중학교와 백양중학교 두 연구학교를 찾았다. 두 학교 교사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벤치마킹할 만한 각 학교의 장점을 알아보고, 현장교원들이 자유학기제 운영을 앞두고 맞닥뜨리는 고충을 들어봤다.

자유학기제 운영지원조직 구성
부산중앙중의 수업 개선

토론 수업·집중력 훈련 등
방학 중 학생도 철저 준비


부산중앙중(교장 석미령)은 자유학기제 운영을 1학년 교사들만의 몫으로 놔두지 않았다.

자유학기제 운영을 위해 7개 분과로 구성된 별도의 조직을 꾸렸다. 전반적인 운영은 1학년 교사들이 중심이 된 운영기획 분과에서, 교육과정 재구성과 평가는 교무부장과 교과부장들이 모인 교과활동분과에서, 진로체험 등은 진로상담교사가 주축이 된 진로교육 분과에서 맡았다. 이 외에도 연구지원, 성과검증, 홍보, 학부모참여관리도 분과별로 지원하기로 했다.

특히 수업개선에 중점을 뒀다. 교과부장들이 중심이 돼 교과별로 교육과정을 분석해 재구성하고, 핵심성취기준이나 융합수업 주제를 추출하는 등 교사들이 가장 큰 부담을 느끼는 부분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노영찬 교감은 “자유학기와 관계없이 수업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교육과정에서 수학 1단위를 줄였지만 많이 가르치기보다는 내용을 재구성해 기초를 완벽히 다지게 해준다면 오히려 나중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드물게 선택프로그램 중점모형을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전현실 교사는 “선택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진로탐색에 한정시키지 않게 폭넓게 다양한 수업을 경험하고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해 여러 교과를 접목시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장 현장에서 새로운 수업을 해야 하는 교사들의 부담은 컸다. 허희옥 교사는 “아이들이 시험이 없어져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식으로 들떠 있다”며 “열심히 학생중심 수업을 준비했는데 지도에 따르지 않아 맥이 빠질까봐 걱정”이라고 속내를 드러냈다. 윤성미 교사도 “교과교실제 때문에 한 학기가 끝나갈 때쯤에야 아이들을 파악할 수 있었다”면서 “그만큼 관리도 힘들었는데 선택교과까지 운영하게 되면 더 힘들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 교사는 “자유학기제 취지를 이해하지 못하니 기초학력이 부족한 아이들의 학부모들은 놀기만 하다 오히려 더 뒤떨어지게 될까 걱정한다”고 덧붙였다.

부산중앙중은 이런 우려를 해결하기 위해 학생들도 자유학기제 대비 여름방학 중 ‘마중물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자유학기제 수업에 적응할 수 있도록 2주 동안 토의·토론식 수업과 집중력·창의력 강화 활동을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으로 운영한 것이다. 또 지난 3월 미리 실시한 홀랜드 직업적성검사 유형에 따라 포스코 기술현장체험, 파주 인문·예술체험, 동서대와 협력한 영화촬영 등의 체험활동도 방학 중에 이미 했거나 할 계획이다. 교과교실제로 평소 만나기 어려운 교사들도 아이들과 멘토가 돼 함께 체험에 동참했다.

선생님들의 효능감 제고와 역량 강화를 위해 연간 35차례에 걸친 수업개선 관련 연수도 시행했다. 연수주제는 교육과정 분석, 성취평가제의 이해, 수업개선을 위한 교사문화 형성 등 자유학기제 준비를 위한 내용부터 토론수업, 프로젝트 학습, 협동학습, 융합수업 등 구체적인 교수법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계획돼 진행 중이다.

교과 내 순서 변경? 과감한 교과 융합
재구성, 어떻게 했나

영어?수학 감축, 외부활동 연계
시수 줄어도 내용 알차고 충분


부산중앙중은 자유학기제 운영을 위해, 영어, 수학, 기술가정, 미술, 체육을 각각 한 시간씩 감축했다. 독서로 돌릴 수 있는 국어 한 시간과 예체능 위주의 감축이 쉬웠을 텐데 과감히 영어와 수학을 한 시간씩 감축한 것은 교육과정 재구성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다..

시수 증감 외에도 학생 중심 수업이나 융합수업을 하거나 단원별 진로요소를 추출하고 핵심성취기준에 따른 평가를 하기 위해서는 교육과정 재구성은 필수적이다.
석미령 교장이 소개하는 가정교과 교육과정 재구성의 예시를 보면 후반부에 나오는 ‘청소년의 시간스트레스’ 소단원을 ‘청소년의 이해’ 대단원의 첫 소단원으로 배치해 학생들의 관심을 모으고, 자칫 지루하기 쉬운 청소년의 발달특징에 대한 내용을 ‘자신의 이야기’로 이해할 수 있게 했다.

교과 내에서 순서만 변경하는 소극적 수준을 넘어 타 교과와의 융합수업이나 외부활동과 연계를 하기 위한 재구성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사회교과의 말미에 나오는 시장경제의 이해와 국어 교과의 앞부분에 나오는 ‘주체적으로 감상하고 요약하기’에서 ‘엄마 걱정’을 연계해 가르치기 위해 경제생활 관련 소단원을 학기 맨 앞에 배치했다. 그 외에도 ‘문화의 이해와 창조’ 단원은 지역사회 축제시기에 맞추고, ‘정치생활과 민주주의’ 단원은 학교 정부회장 선거 시기에 맞춰 구성했다. [그래픽 참조]

이렇게 재구성한 교육과정으로 블록타임을 설정하거나 협력교수를 하면서 융합수업이나 연계학습을 하게 되면 적은 시수 안에 필요한 내용을 충분히 가르칠 수 있다.
교사의 경력 등 차이가 있어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기에 역량이 부족할 수도 있다. 부산중앙중이 교과별로 팀을 구성해 각자 전문성과 세부전공을 살려 협업한 이유다. 타 교과와의 융합수업을 위해서는 교과 간에도 협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 방학기간에 넓은 회의실에서 모든 교과서를 펼쳐 두고 주제 통합이 가능한 단원을 뽑아내는 방법 등도 활용할 수 있다.

“체험은 수단, 핵심은 교육과정이죠”
올바른 자유학기제 마중법 특강 석미령 교장

교과 관계없이 교사 협업부터
교과서 펼쳐 지식 끌어당겨야

연구로 당당한 전문가 될 기회
교사 성장 북돋우는 교장 돼야


“자유학기제가 뭐냐고 물어보면, 아이들은 시험을 치지 않는다고 말하고 교사들은 진로체험을 좀 더 많이 하는 것 아니냐고 해요. 학부모들도 교사들도 성적이 떨어지지 않는 것 아니냐고 하고요. 자유학기제의 개념부터 이번 연수를 통해 연구학교 교사들이 공유를 하면 좋겠어요.”
7~9일 대전 KT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자유학기제 연구학교 교원연수에서 특강한 석미령 부산중앙중 교장은 자유학기제의 핵심은 교육과정 재구성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진로탐색이나 체험은 수단일 뿐인데, 너무 이쪽에 치우쳐 있다는 것이다.
“진로를 찾기 위한 방법은 밖으로 나가 직업체험을 하고 여러 직업에 종사하는 인사들을 초청해 강의를 듣는 것도 물론 필요합니다. 그러나 교육과정을 통해 적성을 찾아주고 강점을 발전시키는 과정을 통해 진로를 탐색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자유학기는 그동안 교사들이 해온 역할을 좀 더 다양한 방법을 통해 할 수 있도록 문을 넓힌 것이지요.”
교육과정 자체가 진로탐색의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교사들은 교과 핵심영역을 선별하는 것은 물론 교과 간 유사 영역을 묶어 학습내용은 줄이고 다양한 활동을 늘리는 방향으로 수업을 바꿔 학생들이 관심 있고 좋아하는 분야를 스스로 찾아가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먼저 교사부터 협업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 석 교장의 주장이다. 교과서를 펼쳐 핵심을 끌어당기고, 옆 교과를 넘나들어야하는데 아직 준비가 미진하다는 것이다. 그는 “시대는 창의와 융합, 창조경제를 부르짖는데 교과를 넘어서거나 심지어 교과서 순서를 바꾸는 것도 용납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연간계획을 모든 교과 교사들이 함께 짜면서 융합할 것은 융합하고 중복되는 것은 과감히 버리는 등 핵심을 추출해 지도안을 작성하는 것부터 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집안에 손님이 오면 맞을 채비를 하듯 자유학기제도 ‘마중’이 필요해요. 교사의 마중이 교육과정 재구성이라면, 학생들은 다양한 학습활동에도 흐트러지지 않는 집중력과 토론의 기본을 익히는 것이 적절한 마중입니다.” 인프라 부족을 알면서도 밖으로만 데리고 나갈 계획을 짜는 것은 올바른 마중법이 아니라는 것이다.

연구학교 교장의 중요성도 짚었다.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욕심이 앞서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지난 학기동안 교사들과 사이버 연수도 함께 받고, 교사들이 어려워하는 상시평가 등의 틀은 직접 만들어 부담을 덜어줄 계획이라는 그는 ”교사들에게 너무 부담을 주면 제대로 시작도 해보기 전에 부작용만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선배로서 끌어주고 후배들이 연구하는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북돋우는 것이 교장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자유학기제 연구학교 부산 중앙중학교 방문 및 간담회 : 백순근 한국교육개발원 원장과 연구진이 7월 30일 부산지역 자유학기제 연구학교인 부산 중앙중학교(교장 석미령)를 방문,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2학기 자유학기제 운영을 앞두고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교육부나 시도교육청에 건의할 사항이나 제안할 내용은 무엇인지, 문제점이나 우려는 무엇이고 어떻게 대처해 나갈 것인지 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눴다. 간담회가 끝난 뒤에는 학교 이곳저곳의 시설과 교육프로그램을 둘러보고, 학생들의 수업을 참관했다.

독서멘토링·스마트교육 접목
부산 백양중의 ‘클래스팅’ 진로교육

순회교사로 시간표편성 고층도
성취도평가 부담되면 건의해야


백양중(교장 차상몽)의 수업 모델은 그리 특별해 보이지 않았다. 몇몇 연구학교들처럼 국어과 시수를 감축해 진로독서에 비중을 뒀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어교사나 진로교사에게 그 시간을 맡기지 않고, 전 교사가 나서 독서멘토링을 하기로 했다는 점에 눈길이 갔다.

1학년 한 학급당 6명의 교사가 각각 흥미유형 검사결과와 개인 희망 등을 반영해 유형별로 모인 4~5명의 학생과 결연을 맺었다. 물론 멘토 교사의 교과와 흥미도 고려했다. 독서 멘토링은 주1~2회 독서지도, 감상문 피드백, 도서 추천, 상담 등으로 진행돼 진로 탐색 뿐 아니라 인성교육 효과도 고려했다. 백양중 진로독서의 또 다른 특징은 스마트교육을 접목시켰다는 점이다. 매주 월, 화, 금요일 아침 자율학습시간에 사제동행 독서를 실시한 후 스마트폰의 ‘클래스팅’ 앱에 개설한 ‘독서사랑’ 클래스에 한 줄 독후감을 남기는 ‘1줄 팅’ 활동을 하는 것이다.

독서뿐 아니라 진로교육 전반에 걸쳐 스마트기기를 활용해 학생들의 흥미와 주도적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진로사랑’ 클래스를 통해 자유학기제 활동의 결과물도 공유하고 피드백도 한다. 진로와 직업 교과 수업도 스마트교육으로 진행하고, 관내 고교와 대학교의 다양한 학과에 대한 정보를 QR코드로 제공하고 있다. 문미라 교감은 “QR코드 때문에 학생들이 호기심을 갖고 다양한 직업에 관심을 갖는 기회가 생겼다”면서 “스마트폰을 교육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하나 눈에 띈 점은 오전에 기본교과를 배치하고 오후에 자율과정을 배치하는 전형적인 틀을 깬 시간표였다. 월요일은 4교시부터 자율과정을, 목요일에는 기본교과 수업만 운영하기로 계획을 세운 것. 사실 월요일은 2~3교시도 진로와 직업 교과수업이다.

하지만 이 계획은 운영상 현실적 어려움 때문에 편성된 고육지책이었다. 이정숙 교사는 “음악교사 한 분이 순회근무를 해 화?목요일에는 예체능시간을 편성할 수 없었다”며 “순회교사도 그렇지만 융합수업 등을 하려고 해도 시간표 편성이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또 이 교사는 “현실적으로 교사들이 담당교과의 교육과정 재구성과 평가만으로도 벅차기 때문에 다양한 선택교과 개설이 어렵다”며 지원을 요청했다.

조미애 교사는 체험학습의 어려움도 호소했다. 기관을 섭외하는 일도 어렵지만, 협약기관이 있어도 시간을 조율하고 교통편 등을 확인하는 일은 여전히 교사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차상몽 교장도 “학기 중 시간을 자유롭게 정해 체험을 하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현실적으로 학사 일정이나 인솔자 등을 고려하면 가능한 기간이 중간·기말고사 기간 밖에 없다”며 “자유학기제가 전면 시행되면 학교끼리 시간이 겹칠 수밖에 없는 만큼 해결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준비를 비교적 잘 하고 있는 학교임에도 불구하고 평가에 대한 우려는 여전했다. 우병녀 교사는 “평가와 수업개선도 자유학기제가 아닌 다른 학기와의 연계성을 고려할 때 걱정이 많다”고 토로했다. 문 교감도 “관리자는 학업성취도평가 등 학교교육 성과에 대한 평가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백순근 한국교육개발원 원장은 “교육의 주체인 교사가 자유로워져야 학생이 자유로울 수 있다”며 “백양중은 학부모와 교사들의 전폭적인 동의 아래 자유학기제를 시행하는 만큼 평가나 교육과정 편성 문제에서도 모범답안을 기다리거나 기존의 틀에 매이기보다는 그동안 하고 싶었지만 못했던 교육을 과감히 시도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백 원장은 “학업성취도평가가 걸림돌이 된다면 자유학기제는 예외로 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어야 한다”며 “자유학기제 시행에 걸림돌이 된다면 과감히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 연구학교의 소임”이라고 강조했다.

“커리어넷 등 활용할 자료 많아요”
현연숙 교사의 스마트 진로교육

성취기준 맞게 개발
평가 반영도 손쉬워


“아이들이 재미있게 할 게 얼마나 많은데요? 딴 짓을 할 틈이 없어요.”
스마트기기를 수업시간에 주면 딴 짓을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에 대해 부산 백양중의 현연숙 진로부장 교사는 ‘기우’라고 했다. 별도의 스마트교육 장비를 갖고 있지 않은 학교도 개인 스마트폰으로 스마트교육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현 교사는 “별도의 차단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고 학생들을 믿고 맡기지만 전혀 문제가 없다”며 “학생들이 관심을 갖게 할 수 있다면 스마트기기 활용을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나 그는 “스마트기기만으로 효과를 거둘 수 없다”고 단언했다. 학생들이 무료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앱과 콘텐츠를 활용하는 게 핵심이라는 것. 그는 학생들의 협동수업을 위해 ‘싱크와이즈’ 앱의 마인드맵을 활용한다. 클래스팅은 학생들의 진로교육 결과물을 공유하는 곳으로 활용하고 있다.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체험활동 결과를 올리거나 자신의 꿈을 써놓으면 현 교사가 매일 그날 학생들의 활동에 빠짐없이 댓글을 등으로 피드백을 한다. 학생들 개인별로 진로교육 결과물 관리를 할 수 있도록 에버노트 계정도 개설했다. 진로 꿈노트도 만들어 활용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직업흥미 유형별 직업 동영상 자료와 간이 검사지, 커리어넷과 연동한 460여개 직업의 QR코드를 탑재할 예정이다. 부산시 관내 고교 QR코드 140여개와 대학교 학과 QR코드 140여개는 이미 제작해 진로활동실에 게시해 놓은 상태다. 직능원의 관련 자료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진로와 직업’ 교과수업도 직능원에서 개발한 스마트북으로 진행한다. 스마트북은 학교 진로요구의 목표와 성취기준을 바탕으로 개발된 디지털 교과서로, 이미지, 동영상,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콘텐츠로 학생들의 흥미를 이끌고 자기주도학습도 할 수 있게 구성됐다. 성취수준에 맞춰 개발된 만큼 평가에 반영하기도 쉽다.
현 교사는 “학생들이 클래스팅에서 서로 돕고 자기들끼리 격려하고 교장, 교감선생님의 댓글 하나하나가 아이들에게 큰 힘이 된다”며 “인성교육효과까지 있다”고 강조했다.

자유학기제 연구학교 부산 백양중학교 방문 및 간담회 : 백순근 한국교육개발원 원장과 연구진이 7월 30일 부산지역 자유학기제 연구학교인 부산 백양중학교(교장 차상몽)를 방문, 차 교장 등 학교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자유학기제 운영을 앞두고 앞으로의 계획과 준비상황, 우려와 고충 등을 들어봤다. 간담회 전에는 학교시설을 둘러보고 학생들의 수업도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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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학기제 나침반, 제 방향 가리키고 있나

연구학교 성적 하락 불안감
전국연합학력평가 제외키로

누구나 ‘두뇌 우성’ 분야 타고나
자존감 찾으려면 강점 개발해야

“아이들의 두뇌우성 강점을 제대로 찾아
스스로 취약점을 보완하도록 교육하는 방법에
투자하는 것이 진로체험에 돈을 쏟아 붓는 것보다
먼저라는 점을, 그래야 ‘성적’ 불안감도 사라진다.“


연구학교 교사들은 방학 중에도 분주했다. 학교별 계획서를 짜거나 교육과정 재구성을 위한 교과별 또는 교과 간 토론회를 하거나 연구학교 교사연수 참여는 물론 아이들과 함께 진로체험을 나가기도 했다. 그러나 아무리 열심히 준비를 해도 교사들의 마음에는 ‘의문’이 남는 것 같았다. 성적이 떨어지는 것은 아닐까. 시험을 안 본다는 것에 들떠 있는 아이들과 걱정하는 부모들을 안심시킬 확신이 스스로에게 없다는 것이 솔직한 속내였다.

이런 과정에서 나온 고육지책이 전국연합학력평가(이하 학력평가)에서 연구학교를 제외키로 한 것이다. 중1 학력평가를 실시하는 시·도는 8개로 인천, 부산, 대구, 대전, 울산, 충북, 경남, 제주 등으로 지난 7일 대전에서 열린 연구학교 연수에서 해당 시·도 교장들의 건의를 교육부와 교육청이 16일 받아들이기로 결정한 것이다. 

결국 꿈과 끼를 살리는 ‘행복’교육을 주창한 박근혜정부 핵심정책인 자유학기제의 걸림돌을 현장은 ‘성적’이라고 느끼고 있다는 의미다. 적성과 진로를 탐색하면 ‘성적’이 떨어질까. 결과를 비교해 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데, 아니 꿈이 생기면 성적이 올라야 하는데, 모두들 그렇게 판단하고 있다면, ‘자유학기제’라는 나침반이 가리키는 방향을 잘못 해석하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교사들의 불안의 핵심은 여기에 있었다.

먼저 진로탐색의 방향이다. 대부분의 학교는 행동 특성을 알려 주는 홀랜드 검사로 진로적성검사를 해, 6가지 유형에 따라 체험학습 위주로 프로그램을 짜고 있었다. 직업적성을 알면 목표가 설정되고 공부에 흥미를 갖게 된다는 접근이다. 그러나 적성을 아는 것이 목표로 연결되지 않는다. 왜, 이미 자존감이 떨어져 의욕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그런 아이들에게 체험을 시키고 전문가 특강을 들려준다고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교사들은 이미 그간의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그래서 ‘확신’할 수 없는 것이다.

재미있는 정신과적 연구결과가 있다. 2001년 200개국 200만 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직업을 조사해보니 약 80%가 두뇌우성(해부학적으로 두뇌는 4분면으로 구분되고, 사람은 누구나 한 쪽 면을 더 강하게 타고나는데, 이를 두뇌우성이라 한다.)이 아닌 비우성 영역을 개발해 살아가는 변경(Falsification)유형이라는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직업에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이 적은 이유가 명쾌해 진다. 오죽하면 ‘행복’이라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추상적인 단어가 교육정책의 목표까지 됐겠느냐는 것이다. <두뇌우성유형 그래픽 참조>

그렇다면 행복감은 어디에서 올까. 신경생리학자들은 타고난 두뇌우성을 사용할 때 전기저항이 적어 몰입할 수 있다고 말한다. 몰입하면 열정을 느낄 수 있고, 열정을 느끼면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리처드 헤이어의 연구에 따르면, 두뇌우성의 반대를 사용하면 전기저항이 100배가 높다고 한다. 적어도 불행하지 않으려면 저항이 100배에 이르는 직업을 선택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뜻이 된다. 선택해서는 안 될 직업이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우리가 사용하는 진로적성 검사들은 이렇게 정교하지 않다. 교육학자나 심리학자들이 만든 검사는 두뇌유형이 아닌 행동특성에 따른 분류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아존중감을 찾아 줄 가능성이 그만큼 떨어진다는 뜻이다. 예를 들면, 간호사에 맞는 특성은 흔히 환자들을 보살피고 친절하며 스킨십을 좋아해야 한다고 정의한다.(우측기저뇌) 그러나 간호사의 업무도 다양하다. 이런 특성은 병동간호사에게는 적합하지만 중환자실이나 수술실 간호사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이들에게는 원칙을 잘 지키고, 말보다는 일을 우선적으로 하며, 실수가 적은 좌측기저뇌가 우성인 사람에게 적합하다는 것이다.

연구학교 교사들은 3,000만원이라는 지원금이 부족하다는 말도 많이 했다. 체험학습 몇 번 나갈 정도의 금액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42개 연구학교에 투입되는 전체 금액은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 모든 학교에 일반화되면, 더 줄거나 지원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인프라가 없다거나 예산이 부족하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는 것이다. 자유학기제의 나침반이 잘못된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는 교사들의 막연한 불안감은, 이런 어긋난 현실에 있는 것이다.

병을 고치려면 진단이 제대로 돼야 한다. 학습부진이 보충수업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것처럼 자유학기제가 국정과제로 선정된 이유를 다시 새겨 보자. 중학교 단계의 불분명한 목표, 아이들의 일탈, 학교폭력 등을 완화하고자 함이었다. 교육학자도 신경생리학자도 자아존중감을 찾아줘야 한다는 데는 의견이 일치한다. 그렇다면, 대통령이 강조하는 부처 간 협업 포인트는 기업과 지자체 등에서만 찾아야 할 필요는 없다. 두뇌연구 노하우를 축적한 의학계와도 선을 넘어 협업해야 한다. 아이들의 두뇌우성 강점을 제대로 찾아 스스로 취약점을 보완하도록 교육하는 방법에 투자하는 것이 진로체험에 돈을 쏟아 붓는 것보다 먼저라는 점을, 그래야 ‘성적’ 불안감도 사라진다는 사실을 정책 입안자와 자유학기제지원센터 연구위원들이 캐치해 주기를 바란다.

두뇌우성유형 그래픽 참조



[기타 출처]
http://www.hangyo.com/APP/news/article.asp?idx=42330
http://www.hangyo.com/APP/news/article.asp?idx=42331
http://www.hangyo.com/APP/news/article.asp?idx=42332
http://www.hangyo.com/APP/news/article.asp?idx=42333
http://www.hangyo.com/APP/news/article.asp?idx=42334
http://www.hangyo.com/APP/news/article.asp?idx=42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