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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클래스를 자유학기제에 적용하자

칼럼필자 김재춘 (원장실) 사진
  • 칼럼필자 : 김재춘 (원장실)
  • 작성일자 : 2016.05.06
  • 전자우편 : ccgim@kedi.re.kr
  • 첨부파일 : 파일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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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연극 ‘마스터클래스’의 공연이 있었다. 세계적인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의 삶을 그린 연극이다. 뛰어난 연기력, 대스타로서의 기품과 카리스마, 음악의 감성을 정확히 표현하는 힘과 매력적인 음색으로 최고의 프리마돈나 자리에 올랐던 그녀는 오페라 가수의 생명인 목소리가 나빠져 무대를 떠나야만 했다. 은퇴 후 그녀는 줄리아드음악원에서 마스터클래스를 운영했다. 이를 극화한 것이 마스터클래스다. 극 중 펼쳐지는 마리아 칼라스의 “나는 모든 것을 바쳤노라”는 독백은 왜 최고의 오페라 가수가 그토록 빨리 목소리를 잃어버렸는지, 그리고 은퇴해야만 했는지를 짐작하게 해 준다. 이런 점 때문에 마스터클래스는 관객들에게 많은 울림을 주는 것 같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마스터클래스가 또 있다. 세계적인 음악가들의 연주회와 함께 예비 음악도들이 최고 음악가들로부터 지도도 받을 수 있는 대관령 국제음악제가 바로 그것이다. 2004년 이후 해마다 열리는 대관령 국제음악제는 지난해 여름 12번째로 개최됐다. 대관령 국제음악제에서 눈에 띄는 행사 중 하나가 ‘마스터클래스’다. 국내외 최정상의 음악인들이 음악에 관심 있는 학생들을 만나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해 주는 행사다. 대관령 국제음악제도 ‘찾아가는 마스터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 세계적인 음악가들이 학교 강당 등을 찾아 학생들에게 레슨도 하고 강의도 한다. 미래 음악가를 꿈꾸는 학생들은 최고 음악가의 수준 높은 테크닉을 직접 배우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고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는지 조언도 듣는다.

 

마스터클래스는 원래 음악 분야에서 유명한 음악가가 음악에 재능이 있거나 음악에 뜻을 둔 학생들을 가르치는 수업을 뜻했다. 이후 마스터클래스가 널리 알려지고 확산되면서 음악 분야뿐만 아니라 무용·미술·공예·패션·요리 등 다른 분야로도 확대돼 운영되고 있다. 젊은 학생들이 평소 만나기 어려운 관련 분야 마스터들을 잠깐 동안이나마 만나 대가의 경험을 듣고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는 기회란 점에서 교육적으로 중요한 행사다. 마스터클래스에서 대가와의 조우는 시간적으로 짧지만 그 영향력은 크고 오래 지속된다. 마스터클래스를 통해 내가 왜 그것을 해야 하는지, 나의 재능과 역량은 어느 정도나 되는지, 앞으로 내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성취해야 할 목표는 무엇인지 등을 생각하고 구체화하는 자리가 되기 때문이다.

 

마스터클래스는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자유학기제에도 적용될 필요가 있다. 자유학기제는 학생들로 하여금 발표나 토론, 실험·실습 위주의 수업에 적극 참여하게 하고 체험 중심의 진로 교육을 제공하는 게 핵심이다. 수업을 혁신하는 일은 교사들이 담당해야 할 몫이다. 그러나 진로 체험 교육은 마스터클래스를 통해 가장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마스터클래스는 마스터, 즉 대가들이 참여하거나 교육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하지만 마스터를 꼭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 우리 사회에는 자신의 직무를 충실히 수행해 온 수많은 ‘작은 영웅’이 있다. 자신의 직업에 오랫동안 종사하면서 극적인 삶의 스토리를 갖고 있는 작은 영웅들 말이다. 독특한 헤어스타일을 구사하는 미용사, 사회적 약자에게 따뜻한 인술을 펴는 의사, 학부모들이 마음 놓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 원장, 맛있고 향기로운 빵과 커피를 만들어 소비자들을 즐겁게 하는 제과제빵사와 커피 바리스타, 동네 주민들이 앞다퉈 찾는 마트나 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등 수많은 작은 영웅이 참여하는 마스터클래스가 가능하다.

 

마스터클래스는 작은 영웅들이 학교로 찾아가 자신의 재능과 스토리를 전수해 줄 수도 있고, 학생들이 작은 영웅들의 일터로 찾아가 배우는 방식으로 운영될 수도 있다. 오랫동안 직업에 종사하면서 축적한 다양한 경험과 콘텐트를 지닌 작은 영웅들과 우리 학생들이 만나 ‘꿈과 끼를 키우는 교실’이 바로 마스터클래스다. 이 같은 만남을 통해 학생들은 직업생활에 대해, 자신의 장래에 대해 다양한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마스터클래스와 자유학기제의 만남이 자연스러워지려면 무엇보다도 마스터, 즉 영웅에 대한 우리의 생각이 달라져야 한다. 판사·검사·의사 등 이른바 ‘사’자 직업을 가진 사람이나 ‘높은 자리에 올라 출세한 사람’만이 성공한 삶을 사는 마스터라는 생각부터 바꿔야 한다. 우리 사회의 진정한 영웅은 어떤 분야든 성실하고 진실하게 일하며 자신의 직업에 자긍심을 갖고 일가를 이룬 평범한 직업인이다. 이들이 참여하는 마스터클래스가 활성화된다면 올해 새 학기부터 전국의 모든 중학교에서 운영되고 있는 자유학기제가 성공을 거두게 될 뿐만 아니라 우리 교육과 사회가 한 단계 성숙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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